김대호 "MBC 사장이 목표? 로또만 되면 그만두고 싶은데…" [인터뷰+]

입력 2024-02-08 06:31   수정 2024-02-08 09:57



요즘 가장 '핫'한 직장인을 꼽으라면 이 사람이 아닐까. 최근 방송과 유튜브까지 예능계를 평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대호 MBC 아나운서는 2011년 5509대1 경쟁률을 뚫고 MBC '우리들의 일밤-신입사원'을 통해 MBC 신입 아나운서로 선발됐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으로 사랑받고 있는 장성규가 당시 '신입사원'에서 김대호 아나운서와 마지막까지 경합을 펼치다 탈락한 후 JTBC에 입사했다는 일화는 방송가에서도 유명한 사실이다. 올해로 만 13년 직장생활을 성실히 수행하며 달려온 김대호 아나운서는 현재는 MBC 아나운서국 차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나운서와 엔터테인먼트를 합친 '아나테이너'라는 말이 유행하고, 오디션 프로그램 광풍 속에 MBC 창사 50주년 특별기획으로 제작된 '신입사원'을 통해 입사했지만, 김대호 아나운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지난해부터였다. "요즘 매일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는 김대호 아나운서는 "살면서 어떻게 좋은 대로,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회사 생활을 할 수 있겠냐"면서 '찐' 직장인의 마인드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게 몇 년만?" MBC 이끌 스타 아나운서 탄생


MBC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를 비롯해 유튜브 채널 '14F'의 '4춘기' 등 현재 방송 중인 프로그램 중 고정으로 출연하고 있는 것만 6개였다. 게스트로 출연하는 것까지 더하면 MBC 예능 중 김대호 아나운서가 나오지 않는 프로그램을 찾는 게 더 쉬울 정도다. 여기에 잘 드러나지 않는 라디오 뉴스 등 방송국 내 아나운서들의 업무와 MBC에서 새로 론칭되는 프로그램들의 제작발표회 사회까지, "한달에 하루 이틀 정도 쉰다"며 "초과근무 수당을 신청할 수 있는 최대 근무 시간을 뛰어넘었다"고 말할 정도로 강도 높은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MBC는 김성주를 비롯해 오성진, 문지애, 서현진 등 '아나테이너' 전성기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방송가 흐름이 관찰, 리얼 버라이어티로 변화하고,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예능 콘텐츠가 주목받으면서 아나운서는 관심에서 밀리는 분위기였다. 김대호 아나운서도 "먼저 알아봐 주면 아나운서가 먼저 나서서 뭔가를 보여주고, 주목받기 힘든 환경"이라고 털어놓았다.

처음 주목받은 것도 방송이 아닌, MBC 아나운서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뉴스안하니'에서 집을 공개하면서였다. 다마스를 개조한 캠핑카 역시 '뉴스안하니'에서 첫선을 보였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갖는 정갈한 이미지와 전혀 다른, 도인과 같은 김대호 아나운서의 일상에 이목이 쏠린 것. 7일 기준 김대호 아나운서의 홍제동 홈 투어를 담은 '직장생활 10년, 아파트 포기…'그냥 직접 지어버렸어요'는 446만회, 다마스 캠핑카를 소개한 '차까지 대박, 집 짓고 혼자 사는 10년 차 아나운서의 캠핑카'는 431만회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입사 후 13년 만에 맞는 국민적인 관심에 흔들릴 법하지만, '김 차장님'은 달랐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들은 이렇게 한 번씩 바쁠 때가 온다"며 "저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바쁜 거 같다"면서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주변에선 퇴사 얘길 진짜 많이 물어봐요. 그런데 퇴사는 다른 부분인 거 같아요. 제가 회사에서 있으면서 얻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어요. 큰 목돈을 한 번에 버는 건 아니지만, 월급은 계속 받을 수 있고요. 저의 성격상 월급 받는 게 편하기도 하고요. 저를 사람들이 재밌게 보는 이유도 아나운서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아나운서도 직장인이다"는걸 가감 없이 보여주는 김대호 아나운서의 모습에 공감대를 보이며 응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바쁜 스케줄 속에도 당직 업무를 소화하고, "국장실에 가야 한다"는 말에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김대호 아나운서의 모습은 어느 회사에서나 볼 수 있는 '김 차장'이었다.
"MBC 사장이 목표? 전혀요"

지난해 쉴 틈 없이 달려온 김대호 아나운서는 연말 MBC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덱스와 함께 신인상을 받았다. 대세 덱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 점도 주목받았지만, 그의 시상식 오프닝 무대 '24시간이 모자라'는 전문 예능인들도 깜짝 놀라게 할 만큼 "충격과 공포의 퍼포먼스였다"는 평을 받으며 화제가 됐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오프닝 무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초대받고, '좋은 경험이겠다' 싶어 미팅하니 '공연을 해보자'고 하시더라"라며 준비기를 전했다.

"보통 시상식에서 봐 왔던 축하 무대 정도라고 생각했어요. 오프닝인지도 몰라서, 그 사실을 인지한 순간부터 긴장이 되고 '허투루 하면 안 되겠다' 싶었죠. 그때도 바빴고, 리아킴 씨도 공연 등 스케줄이 많았을 때라 연습 횟수로만 따지면 일주일 정도 한 거 같아요. 제가 예전에 댄스팀 동아리도 하고, 완전 박치는 아니거든요. (웃음)"

신인상에 대한 솔직한 마음도 드러냈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기대는 안 했지만, 만약 받지 못했다면 짜증은 좀 났을 거 같다"며 "못 받아도 상관은 없지만, 지난해 진짜 열심히 살았고, 일이라는 게 응당한 보상이 있어야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하면 억울함이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신인상을 받았지만, 김대호 아나운서의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배우 조진웅 등 그의 집에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들도 여럿이지만 "그분들이 초대한다고 올 수 있는, 한가한 분들이 아니다"라면서 여전히 겸손함을 보였다. 올해도 '바쁠' 예정이지만, 김대호 아나운서는 여전히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면서 천천히, 지치지 않고 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다만 'MBC 아나운서'로 남길 바라는 그에게 "MBC 사장 자리를 노리는 거냐"고 묻자, "절대 아니다"라면서 손을 내저었다.

"로또만 되면 다 그만두고 싶죠. 무슨 소리세요. 당장은 물리적으로 잡혀있는 일이 있고, 제 남은 인생을 재밌게 살기 위해 투자하는 개념이에요. 이전까진 '일이 재밌다'고 하지 않았어요. 왠지 지는 느낌이었거든요. (웃음) 그런데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하면서 배우는 것도 있고, 자산이 되는 게 있어요. 저를 위해 하는 일입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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